대출 상환이 어려울 때 연체 전 은행 협의 순서 — 만기연장·분할상환·이자유예 요청 조건과 준비 자료
-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기 어려워 보이면 연체가 시작되기 전에 은행과 조건 변경을 협의해야 해요. 만기연장, 분할상환 전환, 이자 유예 가운데 자금 사정에 맞는 조건을 고르는 기준과 제출 자료, 합의 뒤 회계 처리를 ㈜예시상사 숫자로 설명해요.
다음 달 말 원금 2억 4천만 원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그 시점에 통장에 모이는 돈은 1억 원 남짓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회사가 만기일 당일까지 기다리다가 은행 담당자에게 전화를 거예요. 그런데 협의가 가능한지, 어떤 조건이 붙는지는 연체가 시작되기 전과 후에 크게 갈려요. 연체 전에는 아직 약정대로 이행 중인 차주이고, 연체 후에는 기한의 이익을 잃을 수 있는 차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상환이 어려워질 조짐이 보이면 자금 사정을 숫자로 확인하고, 만기연장·분할상환 전환·이자 유예 가운데 무엇을 요청할지 정한 뒤, 은행에 낼 자료를 준비하고, 합의가 끝나면 회계 처리와 유동성 분류를 고치는 순서로 진행해요.
1. 연체 전후 협의 시점의 차이
대출 약정서에는 만기와 상환 일정이 있고, 이를 어기면 연체이자와 기한 도래 효과가 따라와요. 민법은 기한이 채무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제153조 제1항), 확정된 기한이 있는 채무는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긴다고 정합니다(제387조 제1항). 만기일이 지나 갚지 못하면 그날부터 지체가 돼요. 협의는 만기일 이후가 아니라 만기일 전에 끝내야 해요.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못했을 때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로 정해지지만, 법령의 제한을 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약정이율을 따라요. 이때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채무자는 과실이 없었다고 항변하지 못합니다(민법 제397조). 은행 대출에서는 법령의 제한 안에서 약정서에 적힌 연체이율이 지체 시 적용되는 이율입니다. 연체이율은 은행·상품마다 다르므로, 숫자는 반드시 본인 약정서의 조항으로 확인해야 해요.
| 구분 | 연체 전 협의 | 연체 후 협의 |
|---|---|---|
| 회사의 지위 | 약정대로 이행 중인 차주 | 지체책임이 생긴 차주 |
| 적용 이율 | 약정 이율 | 약정서의 연체이율 |
| 은행의 선택지 | 조건 변경 여신 검토 | 상환 청구·담보 처분 검토 가능 |
| 회사의 준비 기간 | 만기까지 남은 기간 | 없음, 연체 일수만 누적 |
표의 '상환 청구·담보 처분 검토 가능'은 약정서의 기한이익 상실 조항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조항의 구체적 사유와 시점은 은행마다 다르므로 약정서 본문에서 확인하십시오. 민법 제388조는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감소·멸실시킨 때와 담보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때에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약정서에는 이와 별도로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정해져 있을 수 있습니다.
2. 협의 전 자금 사정의 숫자 확인
은행 담당자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언제까지, 얼마가 부족한가'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협의 전에 최소한 다음 네 가지를 숫자로 정리해야 해요.
- 만기·상환 예정액: 앞으로 12개월 동안 도래하는 대출별 원금과 이자를 월별로 나열해요.
- 예상 현금 유입: 확정된 매출 입금 일정과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을 구분합니다.
- 고정 유출: 급여, 4대보험, 임차료, 세금 납부 일정을 월별로 넣습니다.
- 월별 부족액: 위 세 가지를 합쳐 어느 달에 얼마가 모자라는지 한 줄로 만들어요.
부족이 한 번에 몰려 있는지, 여러 달에 걸쳐 이어지는지에 따라 요청할 조건이 달라져요. 한 번에 몰린 부족이라면 만기연장이, 여러 달에 걸친 부족이라면 분할상환이나 이자 유예가 맞습니다. 자금 부족 전반의 대응 수단은 다른 글에서 다루므로, 여기서는 기존 대출 조건을 바꾸는 협의에 한정해요.
3. 요청할 수 있는 조건 세 가지와 선택 기준
| 요청 조건 | 바뀌는 것 | 어울리는 상황 | 주의점 |
|---|---|---|---|
| 만기연장 | 상환 기한을 뒤로 미룸 | 일시적 자금 부족, 곧 입금될 매출이 있음 | 연장 기간 이자 부담 유지, 한도대출은 재심사가 따를 수 있음 |
| 분할상환 전환 | 일시 상환을 월별 원금 상환으로 바꿈 | 매출이 꾸준하지만 한 번에 갚을 돈은 없음 | 월 현금 유출이 오히려 늘어남 |
| 이자 유예 | 일정 기간 이자 납부를 미룸 | 특정 기간 현금 유입이 막힌 상황 | 유예 이자의 처리 방식은 합의 내용에 따름 |
세 가지는 하나만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해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기를 6개월 연장하고, 연장 기간 중 첫 3개월은 이자만 납부'처럼 구체적으로 제안하면 은행이 검토하기 쉽습니다. 막연히 '조금만 봐 달라'는 요청은 은행이 내부 심사에 올릴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해요.
만기연장
만기연장은 기한만 바꾸는 요청처럼 보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신규 여신에 가까운 심사가 따를 수 있습니다. 담보나 보증서가 걸린 대출이라면 보증기관의 연장 동의가 함께 필요할 수 있으므로, 담당자에게 '보증서 연장도 같이 진행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할상환 전환
분할상환은 만기일시 상환을 여러 번으로 쪼개는 요청이라 만기 때 한꺼번에 나가는 돈은 줄어들어요. 그러나 월 상환액이 이자에 더해 원금까지 포함하므로 매월 나가는 돈은 늘어나요. 월 상환액이 현금 유입 예상치를 넘지 않는지 반드시 계산한 뒤 제안해야 해요.
이자 유예
이자를 유예하더라도 이자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예된 이자를 나중에 한꺼번에 낼지, 원금에 더해 분할로 낼지, 유예 기간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는지는 합의서에 명시해야 해요.
4. 은행에 제출할 자료 준비
은행이 조건을 바꿀지 판단하는 근거는 '회사가 다시 갚을 수 있는가'입니다.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만기 전에 준비해 두면 협의가 빨라져요.
- 최근 2개년 재무제표와 최근 월의 시산표(현재 손익 흐름)
- 향후 12개월 월별 자금수지 계획(앞 단락의 월별 부족액 포함)
- 부족의 원인과 회복 근거: 큰 거래처의 결제 지연 사실, 확정된 수주 계약, 비용 절감 계획 등
- 거래 은행별·대출별 잔액과 만기 일람표
- 상환 가능 시점과 요청 조건을 한 장으로 요약한 제안서
제안서에는 '요청 조건, 그 조건이 필요한 이유, 그 조건 아래 상환이 가능한 근거'를 담습니다. 회복 근거는 말이 아니라 계약서·입금 예정표 같은 문서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5. 협의 순서와 일정
| 단계 | 시기 | 할 일 | 확인할 것 |
|---|---|---|---|
| 1 | 만기 3개월 전 이상 | 월별 부족액 계산, 대출 약정서의 기한이익 상실·연체이율 조항 확인 | 상환 예정액, 연체이율 |
| 2 | 만기 2개월 전 | 거래 은행 담당자에게 상황 공유와 협의 일정 요청 | 협의 가능한 조건 범위 |
| 3 | 만기 6주~1개월 전 | 제안서와 증빙 자료 제출 | 보증서·담보 연장 필요 여부 |
| 4 | 만기 2주 전까지 | 조건 확정, 합의서·변경 약정서 서명 | 변경된 만기·이율·상환 일정 |
| 5 | 합의 직후 | 회계 처리 수정과 월별 자금수지 갱신 | 유동성 분류, 이자 인식 |
일정은 예시이며, 은행 내부 심사에 걸리는 시간은 은행과 상품마다 달라요. 확실한 것은 협의가 늦어질수록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거래 은행이 여러 곳이라면 한 은행에만 조건 변경을 요청하지 말고 모든 은행에 같은 시점에 같은 내용으로 알려야 해요. 한 은행만 조건을 바꿔 주면 다른 은행이 그 사실을 알고 불안해하며 한도를 줄이려 할 수 있습니다.
6. ㈜예시상사 숫자 예시
㈜예시상사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받은 만기일시 상환 대출 잔액 2억 4천만 원(연 6.0%, 이자는 매월 말 후불)이 있고, 3개월 뒤 만기가 도래해요. 현재 월 이자는 240,000,000 × 6.0% ÷ 12 = 1,200,000원입니다. 회사는 만기에 갚을 자금이 부족해 만기 2개월 전에 은행과 협의했습니다. 아래 네 가지 경우를 비교해요.
| 구분 | 합의 내용 | 첫 3개월 현금 유출 | 비고 |
|---|---|---|---|
| A. 협의 없이 연체 | 만기에 상환 못 함, 약정 연체이율 연 9.0% 가정(예시 가정) | 연체 30일 이자 약 1,775,342원 + 원금 상환 요구 | 240,000,000 × 9% × 30 ÷ 365 |
| B. 만기연장 | 6개월 연장, 이자는 매월 납부 | 1,200,000 × 3 = 3,600,000원 | 원금은 연장 기간 후 상환 |
| C. 분할상환 전환 | 24개월 균등 원금 상환(월 10,000,000원) + 이자 | 1개월차 11,200,000원, 2개월차 11,150,000원, 3개월차 11,100,000원, 합계 33,450,000원 | 이자 = 잔액 × 6.0% ÷ 12 |
| D. 이자 유예 3개월 + 만기연장 | 첫 3개월 이자 유예, 이후 매월 납부 | 0원 | 유예 이자 3,600,000원은 이후 정산 |
연체이율 9.0%는 계산 방식을 보여 주기 위한 가정이며, 실제 연체이율은 약정서에 따라요. 이 숫자를 보면 B와 D는 단기 현금 부담이 작고, C는 3개월 동안 33,450,000원이 나가 회사 현금 유입 예상치보다 큰지 확인이 필요해요. 어느 조건이 맞는지는 ㈜예시상사의 월별 현금 유입 예상치에 달려 있고, 숫자 계산이 선택의 출발점입니다.
합의 뒤 분개
이자 유예를 합의한 경우에도 이자는 발생주의로 비용에 반영해요. 유예 기간에 매월 말 다음과 같이 처리해요.
| 시점 | 차변 | 대변 | 금액 |
|---|---|---|---|
| 유예 기간 매월 말(이자 발생) | 이자비용 | 미지급비용 | 1,200,000원 |
| 유예가 끝나고 정산할 때 | 미지급비용 | 보통예금 | 3,600,000원 |
분할상환 전환 후 첫 달 상환 때는 원금 상환분과 이자를 함께 정리합니다.
| 시점 | 차변 | 대변 | 금액 |
|---|---|---|---|
| 분할상환 1개월차 납부 | 차입금 10,000,000원 / 이자비용 1,200,000원 | 보통예금 | 11,200,000원 |
차입금 상환 시 원금과 이자를 나누는 회계 처리는 기존 위키 글 '차입금 상환 회계처리 (원금·이자 분리)'에 정리돼 있으므로, 합의서의 조건이 확정된 뒤 그대로 적용하면 돼요.
만기연장 뒤 유동성 분류 판단
결산일 기준으로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원칙적으로 유동부채입니다. 결산일 현재 상환을 1년 이상 미룰 수 있는 계약상 권리가 없다면, 과거에 연장을 받아 왔다는 사실만으로 장기차입금으로 분류할 수 없습니다. 결산일 이전에 변경 약정을 체결해 만기가 결산일로부터 1년을 넘게 바뀌었는지, 아니면 결산일 이후에 합의했는지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합의 시점과 약정서 날짜를 기록해 두십시오.
7. 자주 하는 실수
| 실수 | 바른 처리 |
|---|---|
| 만기일 당일의 은행 연락 | 만기 2~3개월 전부터 월별 부족액 계산과 협의 시작 |
| 자금 사정 없이 '조금만 연장해 달라'는 요청 | 요청 조건·필요한 이유·상환 가능 근거를 한 장으로 요약한 제출 |
| 은행 한 곳만 조건을 바꾸고 나머지는 알리지 않음 | 거래 은행 전체에 같은 시점·같은 내용으로 상황 공유 |
| 이자 유예 기간의 이자비용 미인식 | 유예 기간에도 매월 이자비용과 미지급비용 계상 |
| 구두 합의만 믿고 지나친 연체 | 변경 약정서·합의서로 확정된 뒤에만 상환 일정 변경 처리 |
| 분할상환 월 상환액과 현금 유입의 미비교 | 월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 월 유입 예상치 안인지 먼저 계산 |
8. 체크리스트
- 앞으로 12개월 월별 상환 예정액과 부족액을 계산했습니다.
- 약정서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와 연체이율 조항을 확인했습니다.
- 요청 조건(만기연장·분할상환·이자 유예)과 이유를 한 장으로 만들었습니다.
- 재무제표, 자금수지 계획, 회복 근거 서류를 준비했습니다.
- 보증서·담보 대출이라면 연장 가능 여부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 모든 거래 은행에 같은 시점에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 합의 내용을 변경 약정서로 받고, 결산일 기준 유동성 분류를 재검토했습니다.